신수정

회화

작품에서 나타난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단어는 색채와 자연이다.

색과 선을 조형어법으로 화면상의 내러티브를 구성하고 색채의 하모니와 컴포지션을 통해 중첩되고 때론 응결되면서 하나의 상징적 의미가 되려는 이미지를 보여주려 한다.

 자연은 색안(色眼)을 통해 내면화되었고, 관조적인 태도로 자연을 접근하는 미의식을 통하여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심상(心像) 표현을 통하여 묵시적 이미지들은 무거운 과장이나 거창하진 않지만 무욕의 가벼움을 욕망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예술과 자연과 자아가 합일된 경지”를 꿈꾼다고 했다. 그것은 들이마신(inspire) 자연의 숨, 세계의 숨을 자신의 몸속에서 녹여낸 뒤, 다시 밖으로 내뱉는(expire) 행위의 기록들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영감론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화면에 담아내는 것, 다시 말해 자연에 대한 일종의 모방으로서 작용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작업의 영감은 거꾸로 그의 화면 속 이미지나 색채가 뿜어내는 숨결을 작가가 들이마시고 그것을 다시 화면 밖의 세계에게 돌려주는 다른 영감의 역학과 순환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